- 해처럼 사시게나
- 등록일 : 2005.12.23 조회수 : 2,278 첨부파일 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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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처럼 사시게나
시/ 윤광석
한 세상 살아가기를
무슨 욕심이 그리 많나?
잠깐이면 떠날 것을
무엇을 그리 채우려 하나?
업고 갈 것도 아니고
쌓아갈 것도 아닌데
떠날 때는 빈손으로
갈 수밖에 없는 것을
어리석도다.
곧 떠날 줄도 모른 채
더 가지겠다고
바리바리 쌓으려고만 하니
더 가진들 무엇 하며
조금 못 가진들 어떠하랴?
있고 없고 가지고 못 가지고
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하리.
아침에 해가 떠올라
저녁에 서산으로 지듯이
인생 또한 잠깐 사이 지고 마는 것.
한 낮에 세상을 훤히 밝힌 뒤
석양의 아름다움을 하나 가득
선물하고 지는 해처럼
인생도 그렇게
빛을 밝히고 마침내 인생 말기에
아름다움을 세상에 남기고
가야 하지 않겠나?
세상의 미련을 버리세.
먹고 살면 되는 것 아닌가?
더 가지겠다고 바동대지 말고
다 놓고 다 비우고
그렇게 사시게나.
그렇게 해처럼 사시게나.